성인여성과 여성청소년 생활관이 있는 광주남부지소에는, 평일 저녁과 주말에 근무하시는 생활지도사 선생님들이 계십니다. 2018년 3월 입사하여, 햇수로는 7년차 근무 중이신 주말생활지도사 서정순 실장님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경찰로 37년을 근무하다 퇴직한 저는 퇴직을 앞두고 경찰전직지원센터에서 하는 퇴직자 대상 전직 재교육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비행청소년 초범부터 심각한 건까지 여성청소년과에서 6년을 근무해왔기에 전직지원센터에서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의 생활지도사에 지원해보는 것을 추천해주었습니다. 제가 근무해왔던 업무가 이전에 했던 업무와 비슷하니 공단에서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하여 시작하게 된 일이 벌써 7년의 인연이 되었습니다.
저는 주말생활지도사로 토요일 혹은 일요일에 근무를 합니다. 평일에는 제 생활로 바쁘게 보내다가, 주말 출근을 앞두고는 아이들 한명 한명을 떠올리며 오늘은 어떻게 지도하면 좋을지 고민합니다. 그리고 상담기록부와 숙식 담당자 및 다른 생활지도사 선생님과의 인계를 통하여 평일에는 어떻게 지냈는지 파악합니다. 주말에는 청소년 아이들이 생활관에 있는 시간이 길어서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눌 시간이 많습니다. 아이들이 뭘 하고 있는지 보다가, 이야기하고 싶어 하는 아이가 있으면 이야기를 나누며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들어주곤 합니다.
보호처분을 받은 아이들은 우리들의 능력으로 통제가 안 될 때가 많습니다. 어쩌면 경찰로 지낼 때보다 더 어려운 업무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특히나 초범인 아이에게는 선도할 기회가 많지만, 보호처분까지 받은 아이는 돌이키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최선을 다하지만, 또다시 안 좋은 선택을 하는 아이들을 바라볼 때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그럼에도 37년간의 직장생활 경력에서 터득한 노하우를 가지고 지도하고 있습니다. 또한, 잘 따라주지 않아 스트레스를 받을 때도 마음을 다스리며 편견없이 아이들을 바라보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대상자는 몇 년 전에 입소했던 고등학생 OOO입니다. 외관으로 봤을 때는 전혀 그래 보이지 않았던 OOO는, 중학교 졸업장도 없어 자존감이 떨어지고 기가 죽는다고 말하였습니다. 숙식 담당 직원이 OOO가 검정고시를 준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 저 역시 지금은 다른 아이들보다 뒤처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지만 검정고시를 보고 나면 오히려 다른 아이들보다 더 빠른 결과를 가지고 올 수 있다며 격려해 주었습니다. OOO는 직원과 생활지도사들의 격려에 힘을 받고 봄에는 중학교 검정고시를, 가을에는 고등학교 검정고시를 통과하였습니다. 현재는 어떻게 살고 있는지 알 수 없지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나가던 대상자의 뒷모습이 눈에 훤합니다. 지금도 잘살고 있겠지요?
힘든 일도 많지만, 이곳에서 근무하는 것이 제게는 인생 2막과 같은 느낌입니다. 은퇴 후에 제가 해왔던 경력과 연관 지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이 참 감사하고, 아이들을 보살피는 일이 보람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 한마디에 아이들의 오늘 하루 기분이 달라진다고 생각하고, 그 하루가 모여 보호처분을 받은 6개월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항상 “나는 다둥이들의 엄마”라고 생각하며 매일매일 최선을 다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건강만 허락한다면 앞으로도 생활지도사로서 만나는 모든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