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이야기

절망 속에서 피어난 희망

보호대상자들의 가정에는 다양한 사연과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마음에 깊이 남은한 가정이 있습니다. 아버지는 교도소에 수감 중이었고, 어머니는 오랜 병환 끝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남겨진 아이들은 초등학교 4학년, 5학년, 그리고 중학교 2학년인 세 형제였습니다. 이 가정은 경제적, 정서적, 학업적으로 큰 위기를 겪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공단과 자원봉사자들의 따뜻한 관심과 지원 덕분에, 아이들은 다시 희망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첫 만남 – 상실과 혼란 속에서

아이들을 처음 만난 것은 어머니가 돌아가신 직후였습니다. 당시 가정의 상황은 너무도 안타까웠습니다. 아버지는 수감 중이었고, 어머니마저 돌아가시면서 아이들은 보호자 없이 지내고 있었습니다. 깊은 상실감과 미래에 대한 불안 속에서 아이들은 심리적으로 매우 불안정한 상태였습니다. 경제적 어려움은 물론, 정서적인 공백을 채워줄 수 있는 자원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안전하게 지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공단에서는 주변 가족들과 긴밀히 협의하여, 외삼촌, 외할머니, 친할머니가 각자의 역할을 분담해 아이들을 돌보도록 조율했습니다. 그 덕분에 아이들은 사랑하는 가족의 품에서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주거지원 – 삶의 기반을 지키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주거지 마련이었습니다. 어머니 명의로 주거지원을 받고 있었던 터라, 어머니의 사망 이후에는 그 지원이 중단될 위기에 놓였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담당 과장님과 지부장님이 함께 머리를 맞대어 방법을 모색했고, 결국 큰아이 명의로 주택을 이전해 주거지원을 지속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아이들이 일상과 학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해주는 든든한 기반이 되었습니다.

학업지원 – 무너진 일상에 다시 불을 밝히다

초등학생 두 명과 중학생 한 명. 아이들은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학업에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성적은 크게 떨어졌고, 공부에 대한 흥미도 잃은 상태였습니다. 이에 대학생 멘토링 프로그램을 연계해 주 1회 학습지도를 받게 하였습니다. 특히 큰아이는 학업에 대한 불안이 커서, 정기적인 상담과 집중 지도를 통해 자신감을 키워갔습니다.

학습 멘토는 단순히 공부를 가르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아이들의 감정을 존중하고 이야기를 들어주는 조력자 역할을 했습니다. 처음엔 마음을 열지 않던 아이들도 점차 멘토에게 마음을 열었고, 공부에 대한 흥미도 조금씩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정서적 지원 – “혼자가 아니야”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의 마음이었습니다. 부모님의 부재와 상실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고통이었고, 아이들은 불안과 외로움 속에서 지내고 있었습니다. 형제끼리 서로 의지하며 지낼 수 있도록 가족친화 프로그램을 진행했고, 외삼촌과 조부모님께도 아이들의 정서적 회복을 위한 지속적인 지도를 요청드렸습니다.

또한 법무보호위원회 자원봉사자들이 자주 아이들을 찾아 함께 시간을 보내고, 이야기를 들어주며 아이들과 신뢰를 쌓아갔습니다. 특히 큰아이는 감정적으로 고립되어 있었지만, 자원봉사자들과의 만남을 통해 서서히 마음을 열고 정서적 안정감을 찾아갔습니다. 아이들은 지역사회의 따뜻한 어른들이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에 위로를 받았습니다.

드럼 배우기 – 음악으로 만나는 새로운 세상

아이들이 드럼을 배우게 된 것은 한 자원봉사자의 제안이 계기였습니다. 음악이 아이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서였습니다. 드럼 수업은 단순한 음악 수업을 넘어, 아이들이 감정을 표현하고 형제 간 유대를 다지는 시간으로 자리잡았습니다.

특히 큰아이는 드럼을 통해 내면의 불안을 해소하고, 자신감을 얻기 시작했습니다. 두 동생도 드럼을 배우며 자신만의 감정 표현법을 익혀갔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점차 밝은 표정을 되찾았습니다. 드럼을 연주하는 시간만큼은 아이들이 스스로를 마음껏 표현할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변화와 성장 – 다시 웃는 아이들

1년이 지난 지금, 아이들은 눈에 띄게 달라졌습니다. 처음에는 의욕을 잃고 희망조차 보이지 않던 아이들이, 이제는 각자의 꿈을 이야기하고 미래를 계획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큰아이는 학업에 대한 자신감을 회복했고, 동생들도 학교생활에 점차 적응하며 성장하고 있습니다.

드럼 수업은 특히 큰 변화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감정을 음악으로 표현하며, 자신만의 방법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무엇보다 아이들은 더 이상 혼자가 아닙니다. 공단과 자원봉사자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 속에서, 삶에 대한 긍정적인 시선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부모님의 부재라는 큰 아픔을 겪었지만, 따뜻한 손길과 진심 어린 동행 덕분에 다시 일어설 수 있었습니다. 이 아이들이 훗날 어른이 되었을 때, 지금의 따뜻한 손길을 기억하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 희망을 건네주는 사람이 되기를 소망합니다.